“이 성분, 진짜 효과 있어요?”
주변 사람들이 화장품 이야기만 나오면 저한테 제일 많이 물어보는 질문이에요. 화장품 원료 업계에서 n년째 일하고 있다고 하면 다들 신기해하면서, 정작 궁금한 건 성분표에 적힌 그 낯선 이름들이 실제로 뭘 하는지더라고요.
저는 지금 매니저 직급으로, 해외 글로벌 원료를 국내 화장품 제조사에 공급하는 일을 하고 있어요. 유럽, 중국, 태국을 오가며 전시회를 다니고, 원료 회사 세미나에서 교육을 받고, 국내에서는 직접 추출물 원료 개발에도 참여했고요. 브랜드사와 함께 제품을 개발하는 프로젝트도 여러 번 진행했습니다.
이렇게 적고 보니 이력서 같네요. 근데 사실 이 일을 하면서 제일 크게 느낀 건 따로 있어요.
왜 하필 이름이 Thinkitty인가요?
블로그 이름을 고민하면서 떠올린 이미지가 하나 있어요. 고양이는 아무 목적도, 걱정도 없이 그냥 뒹굴뒹굴 놀아요. 잡을 것도 없는데 실 뭉치를 쫓고, 딱히 이유 없이 방 안을 뛰어다니고요. 그 자체로 즐거워서 노는 거죠.
근데 그러다가도 어느 순간 창밖을 가만히 바라보면서 생각에 잠긴 듯한 표정을 지을 때가 있어요. 신기하게도 그 아무 목적 없던 시간들이, 결국은 뭔가 실질적인 것으로 이어지는 것처럼 보이더라고요.
창의적인 생각은 오히려 아무 생각 없이 놀 때 가장 활발해진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어요. 저는 이 블로그도 그런 태도로 만들고 싶었어요. 딱딱하게 정보만 전달하는 게 아니라, 호기심을 따라 이것저것 파고들다 보면 결국 유익한 결과로 이어지는 과정. 그게 Thinkitty(Thinking Kitty)라는 이름에, 그리고 “Play”라는 사이트명에 담긴 의미예요.
그래서 ThinKitty Play는 무거운 전문 지식을 딱딱하게 나열하기보다, 궁금한 걸 편하게 파고드는 놀이터 같은 공간이 됐으면 해요.
화장품 정보와 원료 정보는, 완전히 다른 세계에 있다.
소비자용 화장품 콘텐츠는 대부분 “발라보니 좋았다”는 후기 중심이에요. 반면 제가 매일 보는 건 그 성분이 왜 배합됐는지, 어떤 농도에서 효과가 나는지, 어떤 임상 데이터를 근거로 마케팅 문구가 만들어지는지 같은 것들이거든요.
이 두 세계 사이에 꽤 큰 틈이 있다는 걸, 일하면 할수록 느꼈어요. 소비자는 “이 성분 좋대요”라는 말만 듣고, 그 말이 어디서 왔는지는 알 방법이 없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예를 들면 요즘도 이런 질문을 정말 많이 받아요.
- 나이아신아마이드는 몇 %가 적당한지
- 비타민C랑 같이 쓰면 안 된다는 게 진짜인지
- “천연 유래”라고 적힌 성분이 실제로 얼마나 들어있는지
- 넥스트 PDRN은 무엇으로 전망되는지
이런 걸 원료업계 시각에서 정리해서 알려주는 곳이 마땅히 없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이 블로그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ThinKitty Play가 하려는 것?
ThinKitty Play는 리뷰 블로그가 아니에요. “써봤더니 좋았어요” 대신, 성분표 뒤에 있는 이야기를 씁니다.
- 자주 보이는데 정확히 뭔지 모르는 성분들을 쉽게 풀어드리고
- 화장품 회사가 굳이 먼저 설명해주지 않는 이야기들을 다루고
- 원료 업계에서 실제로 통용되는 기준과 소비자가 아는 정보 사이의 간극을 채우고
- 지금 화장품 시장이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지, 그 흐름을 원료 업계 시각에서 분석해서 전달하려고 합니다
성분 하나하나의 이야기뿐 아니라, 그 성분들이 왜 지금 뜨고 있는지 — 시장 전체의 흐름과 트렌드도 함께 다룰 예정이에요. 원료 업계에 있으면 어떤 성분이나 카테고리가 다음에 뜰지 시장보다 조금 먼저 보이는 순간들이 있는데, 그런 이야기도 이 블로그에 담고 싶습니다.
전문 용어를 어렵게 나열하려는 게 아니라, n년 동안 현장에서 보고 들은 걸 최대한 이해하기 쉽게 옮기는 게 목표예요.
앞으로 성분 하나하나를 파고드는 글부터, 업계 뒷이야기, 실전 가이드까지 차근차근 올릴 예정입니다. 첫 성분 이야기로는 나이아신아마이드를 준비하고 있어요 — 다음 글에서 만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