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선크림을 고를 때 어떻게 고르시나요? 아마 SPF, PA부터, 혹은 발라보고 사용감이 어떤지 보실거예요. 촉촉한지 혹은 매트한지. 혹시 이러한 사용감들이 어떤 성분 때문에 만들어지는지 알고 계신가요? 전성분표를 펼쳐놓고 한 줄씩 뜯어보면, ‘유기자차냐 무기자차냐’보다 훨씬 많은 정보가 숨어 있어요. 내 피부에는 어떤 선크림을 바르는게 맞을까, 고민하시던 여러분들을 위해 전성분표를 낱낱이 분석해보았습니다.
오늘은 유기자차 성분이 들어간 선크림(A)과 무기자차 성분이 들어간 선크림(B) 두 제품의 전성분표를 나란히 놓고, 자외선 필터부터 보습제, 효능 성분, 유화제까지 하나씩 분석해볼게요. 마지막에는 어떤 피부 타입에 어떤 쪽이 맞는지도 정리했으니 선크림을 구매하시는 여러분들께 도움이 되기를 바라요 !
먼저, 전성분표 읽는 팁 두 가지
전성분표는 함량이 많은 순서대로 적히게 됩니다. 다만 1% 이하 성분은 순서가 섞일 수 있어요. 그리고 성분 옆에 ppm이 적혀 있다면, 1ppm = 0.0001%예요. 예를 들어 30,000ppm은 3%, 77ppm은 0.0077%죠. (ppm 얘기는 화장품 회사가 절대 안 알려주는 용어 사전 (화장품 성분표 보는법) – ThinKitty Play 에서 더 자세히 확인할 수 있어요!)
A 선크림 (유기자차) 분석

1) 자외선 필터 — 유기 필터 4종 조합
A는 필터가 정확히 네 가지이고, 함량까지 표기돼 있어요.
- 디에칠아미노하이드록시벤조일헥실벤조에이트 30,000ppm (3%) — 주로 UVA를 막는 필터
- 에칠헥실트리아존 24,000ppm (2.4%) — UVB 필터
- 메칠렌비스-벤조트리아졸릴테트라메칠부틸페놀 20,000ppm (2%) — UVA·UVB를 넓게 막는 입자형 유기 필터
- 디에칠헥실부타미도트리아존 12,000ppm (1.2%) — UVB 필터
합치면 약 8.6%예요. UVA와 UVB를 역할 나눠 막고, 한 가지 필터에 의존하지 않도록 여러 개를 조합한 구성이에요. 참고로 식약처 기준 사용 한도는 에칠헥실트리아존 5%, 디에칠아미노하이드록시벤조일헥실벤조에이트 10%예요. 둘 다 한도 안쪽이에요.
2) 보습제 성분
보습제는 크게 흡습제·연화제·폐색제로 나뉘어요. 이 분류가 궁금하시면 보습제 종류부터 제대로 알기 글을 먼저 보시면 이해가 쉬워요.
A의 보습 성분은 프로판다이올, 부틸렌글라이콜, 글리세린, 펜틸렌글라이콜(모두 폴리올 계열 흡습제)이에요. 연화 역할로는 베헤닐알코올이 들어 있고요. 구성이 무난한 편이에요.
3) 효능 성분
약모밀추출물 77ppm(0.0077%), 토코페롤 9ppm(0.0009%)이 들어 있어요. 둘 다 아주 소량이에요. 약모밀은 어성초라는 다른 이름으로 많이 불리고 있는 진정 컨셉 원료예요. 토코페롤은 항산화 역할인데, 이 정도 함량이면 ‘효능’이라기보다 컨셉과 제형 안정 쪽에 가까워요.
4) 유화제 — 물 베이스(O/W)의 산뜻한 제형
선크림은 물과 오일(필터가 녹아 있는)을 섞어야 해서 유화제가 중요해요. A가 선택한 방식은 이래요.
- 유화제: 폴리글리세릴-3메틸글루코오스다이스테아레이트, 데실글루코사이드, 소듐스테아로일글루타메이트 (식물·아미노산 유래 계열)
- 점도·안정화: 카보머, 아크릴레이트/C10-30알킬아크릴레이트크로스폴리머, 폴리아크릴레이트크로스폴리머-6, 폴리C10-30알킬아크릴레이트, 잔탄검, 트로메타민(pH 조절)
정제수가 가장 많고 폴리머와 천연 계열 유화제로 안정시킨 물 베이스 제형이에요. 그래서 발림이 가볍고 산뜻하게 느껴지는 편이에요.
5) 기타 성분
- 사용감을 만드는 성분: 다이부틸아디페이트, 다이아이소프로필세바케이트, 코코-카프릴레이트/카프레이트(필터를 녹이고 발림성을 만드는 에스터), 카프릴일메티콘, 폴리메틸실세스퀴옥세인(보송한 파우더 느낌)
- 방부 역할을 하는 성분: 1,2-헥산다이올, 에칠헥실글리세린, 펜틸렌글라이콜. 파라벤이나 페녹시에탄올 같은 대표 방부제는 보이지 않아요. 이 원료들이 어떻게 방부 역할을 하는지는 무방부제 화장품 성분 글에서 정리했어요.
- 그 외: 성분표 끝의 t-부틸알코올은 보통 변성제나 용매로 극소량 들어가는 성분 정도로 보시면 돼요. 에센셜오일류는 들어 있지 않아요.
6) 유기자차 선크림이 잘 맞을 만한 피부 타입
성분표만으로 판단하는 거라 개인차는 분명히 있어요. 그래도 방향은 이렇게 볼 수 있어요.
- 건조하거나 중건성 피부, 선크림에서도 부드럽게 잘 펴발려지는 사용감을 원하시는 분
- 백탁 없이 투명하게 매일 바르고 싶은 분 (메이크업 전 베이스로도 좋아요)
주의할 점은, 유기 필터는 피부에 흡수되는 방식이라 눈시림이나 자극을 느끼는 분이 있을 수 있어요. 그리고 보습 성분이 상대적으로 단출해서 건조한 피부라면 보습을 따로 챙겨주는 게 좋아요.
B 선크림 (무기자차) 분석

1) 자외선 필터 — 징크옥사이드 단독
B의 필터는 징크옥사이드 하나예요. 함량은 표기돼 있지 않지만 정제수 바로 다음에 적혀 있으니, 이 제품에서 꽤 비중이 큰 성분이라는 걸 알 수 있어요. 식약처 사용 한도는 25%입니다.
여기서 하나 짚고 갈게요. B의 성분표에는 부틸옥틸살리실레이트도 있는데, 이건 자외선을 ‘직접 차단하는’ 성분은 아니예요. 필터가 골고루 잘 펴지게 도와줘서 차단 효과가 제대로 나오게 하는 ‘도우미 오일(SPF를 끌어올리는 보조역할)’이에요. 그리고 트라이에톡시카프릴릴실레인은 징크옥사이드 가루에 입히는 코팅 성분이에요. 가루가 뭉치지 않고 부드럽게 발리고, 땀이나 물에 덜 씻기게 해줘요.
쉬운 설명) 징크옥사이드가 선수라면, 부틸옥틸살리실레이트는 잘 뛰게 도와주는 코치, 트라이에톡시카프릴릴실레인은 선수에게 입히는 방수 코팅이에요!
2) 보습제 성분
B는 프로판다이올, 부틸렌글라이콜, 펜틸렌글라이콜 같은 폴리올에 더해, 히알루론산 계열이 무려 10종이에요. 소듐하이알루로네이트부터 다이메틸실란올하이알루로네이트, 소듐아세틸레이티드하이알루로네이트, 가수분해 히알루론산까지 분자 크기와 형태가 다른 히알루론산을 겹겹이 넣었어요. 여기에 올리브오일(연화제)과 판테놀도 들어 있어요.
무기자차 선크림의 경우 징크옥사이드의 파우더리함이 건조한 사용감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보습 성분에 공을 들였네요. 선크림이지만 스킨케어 제품처럼 보습 레이어를 쌓아둔 느낌이죠.
3) 효능 성분
약모밀추출물 (=어성초추출물과 같은 성분) 3.5ppm, 마데카소사이드, 판테놀, 징크글루코네이트, 징크락테이트, 마그네슘아스파테이트, 카퍼글루코네이트, 토코페롤이 들어 있어요. 진정과 피지 케어 컨셉의 성분이 훨씬 다양해요.
다만 추출물은 ppm 단위로 극소량이라, ‘이 성분이 들어 있다’는 사실 자체가 곧 ‘효과가 있다’는 뜻은 아니에요. 성분 종류가 다양하다는 점이 B의 차별점이라고 보면 돼요.
4) 유화제 — 실리콘 베이스(W/O)의 밀착되는 제형
- 유화제: 폴리글리세릴-3폴리다이메틸실록시에틸다이메티콘, 라우릴폴리글리세릴-3폴리다이메틸실록시에틸다이메티콘, 폴리글리세릴-2다이폴리하이드록시스테아레이트
- 안정화: 다이스테아다이모늄헥토라이트, 마그네슘설페이트
B는 실리콘 계열 유화제를 쓴 물이 오일 안에 들어 있는 W/O 구조예요. 마그네슘설페이트는 이런 W/O 제형을 안정시키는 데 쓰는 염이에요. 그래서 막이 얇고 균일하게 씌워지고 땀이나 물에 강하지만, 사용감은 상대적으로 묵직하고 실리콘 느낌이 날 수 있어요.
5) 기타 성분
- 사용감을 만드는 성분: 사이클로헥사실록세인, 트라이실록세인, 메틸트라이메티콘, 카프릴릴메티콘, 다이메티콘올, 트라이메틸실록시실리케이트(막을 만들어 지속력을 주는 성분), 다이메티콘/비닐다이메티콘크로스폴리머, 메틸메타크릴레이트크로스폴리머, 옥타데케인 등. 무기자차 선크림 특성상 파우더(징크옥사이드)를 녹이기 위해 오일이 많이 필요해요.
- 방부 역할을 하는 성분: 1,2-헥산다이올, 글리세릴카프릴레이트, 카프릴릴글라이콜, 에칠헥실글리세린, 펜틸렌글라이콜. A처럼 대표 방부제는 보이지 않고 방부 부스터로 구성돼 있어요. 자세한 내용은 무방부제 화장품 성분 글에서 볼 수 있어요.
- 에센셜오일 8~9종: 분비나무오일, 로즈마리잎오일, 클레리오일, 센티드제라늄꽃오일, 클로브잎오일, 광곽향오일, 마트리카리아꽃오일, 멕시칸주니퍼오일, 캐모마일꽃오일이 들어 있어요. 향과 컨셉을 만드는 성분인데, 에센셜오일에는 알레르기 유발 향 성분이 포함될 수 있어서 향에 예민한 분이라면 체크 포인트예요.
6) 무기자차 선크림이 잘 맞을 만한 피부 타입
- 얼굴에 유분감이 많아 산뜻한 마무리감을 원하는 분(무기자차 선크림 특유의 파우더리함이 유분감을 잡아줘요)
- 얼굴에 유분감이 많아 트러블이 잘 나거나 예민해서 유기 필터가 부담스러웠던 분
- 야외 활동이 길어서 땀과 물에 강한 제품이 필요한 분
주의할 점은 징크옥사이드 특성상 백탁이나 뻑뻑함이 느껴질 수 있어요.
한눈에 비교 (제품 특성 적용)
두 제품을 나란히 놓으면 가장 크게 갈리는 건 유화 방식과 보습·향 구성이에요.
| 구분 | A (유기자차) | B (무기자차) |
|---|---|---|
| 자외선 필터 | 유기 필터 4종, 합계 약 8.6% | 징크옥사이드 단독 (함량 미표기) |
| 제형 | 물 베이스 O/W, 가볍고 산뜻 | 오일 베이스 W/O, 밀착·묵직 |
| 보습 | 폴리올 위주, 무난 | 폴리올 + 히알루론산 10종 + 올리브오일 + 판테놀 |
| 효능 성분 | 약모밀추출물, 토코페롤 (극소량) | 약모밀 추출물, 마데카소사이드, 판테놀, 아연·마그네슘 염류 등 다양 |
| 향·오일류 | 거의 없음 | 에센셜오일 8~9종 |
마무리
유기자차와 무기자차의 본질적인 차이는 역시 자외선 필터예요. 유기 필터는 자외선을 흡수하고, 징크옥사이드 같은 무기 필터는 피부 위에서 자외선을 막아주죠. 필터들의 특성이 각각 다르기 때문에 이를 화장품에 적용할 때 사용 방법도 달라져요. 그렇기에 사용감과 맞는 피부 타입도 여기서 갈리게 되죠.(이 제형 차이는 이 두 제품의 특징이지, 유기·무기자차 전체의 공식은 아니에요.) 선크림을 고르실 때 SPF만 보지 마시고, 전성분표에서 이 정도만 읽어보셔도 내 피부에 맞는 쪽을 훨씬 쉽게 고르실 수 있을 거예요.
참고 자료
- 자료제출이 생략되는 기능성화장품 성분 목록 완전 정리 — ithecell
- Comprehensive Overview of Common Chemical Sunscreen Ingredients — Huateng Pharmaceutical
- Diethylhexyl Butamido Triazone — INCIDecoder
- HallBrite BHB (Butyloctyl Salicylate) Explained — Hallstar Beauty
- Self-dispersible coated metal oxide powder, and process for production and use — Google Patents
- ThinKitty






